봄내음 가득한 첫 두릅
평생공부만 하던 친구가 갑자기 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첫해가 무사히 지나고
둘째 해가 되었을 때 두릅이 잘 자랐다며 앞으로 해마다
자기가 따 온 두릅으로 친구들 끼리 축제를 열자고 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그들만의 두릅 축제가 벌써 8회가 됐으니 세월 한번 빠릅니다.
하지만 그동안 시기를 딱 맞춰서 제대로 두릅축제를 한 경우는 몇번 안됩니다.
올해는 큰추위도 없고 따뜻해서 4월13일엔 틀림없이 축제를 할 수있다고 해서
13일 토요일에 여주 일성콘도를 예약하고 축제날 만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3월말에 꽃샘추위가 몰아닥쳐 벚꽃도 일주일정도 늦어지고
두릅도 일주일 정도 늦어졌습니다.
4월13일 당일 두릅의 상태는 심각합니다. 아직 나오지도 않았으니 , 마트에서
사서 하기로 합니다.
물론 마트에도 나온 두릅이 없어서 그냥 두릅없는 두릅축제를 진행합니다.
그렇게 두릅없는 축제를 보낸게 미안했는지 , 20일 토요일에 미안하다며
연락을 줍니다. 두릅이 이제 먹을만해졌다고 밭으로 오라고 합니다.
친구들에게 모두 연락해서 한봉지씩 담아준다고 합니다.
작년 2018년엔 밭에 도둑이 들어 두릅나무 가지를 몽땅 낯으로 잘라가버려서
올해는 조금 일찍 두릅을 딴다고 합니다.
8년전에 심은 두릅나무가 이젠 제법 많이 자랐습니다.
첫두릅이라며 한봉지 담아서 보내준 두릅 일주만 늦게 날짜를 잡았더라면 좋았을것을 하는 아쉬움이
들었지만 지난주에도 오랜만에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 만족합니다.
싱싱한 두릅을 한봉지나 받아서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얼른 집으로 돌아와
시식을 해야겠습니다.
물에 소금을 살짝 넣고 팔팔 끓여서 두릅을 데칩니다.
봄에 즐길 수 있는 최고의 만찬이 펼쳐 집니다.
초고추장을 준비하고 데친 두릅을 접시에 담아 봄을 느껴봅니다.
큰딸과 아들은 이런 풀을 왜? 먹냐고 합니다.
맛이 이상하다고 풀 먹는 느낌이라고....
저도 대학생때는 어른들이 두릅을 왜? 먹는지 이해가 안됐었습니다.
풀이 뭐가 맛있다고 저러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죠.
나이가 들어가니 입맛도 바뀌고 생각도 바뀌는지 예전엔 입에도 안댔던 것들이
맛있고 그리워 집니다.
친구에게 소중한 선물을 받아서 오늘은 너무 기쁘고 행복한 봄날이였습니다.
생일선물로 첫두릅을 선물 받았네요.^^*
초장에 찍어 먹는 첫두릅~~
감동입니다.
두릅과 함께한 생일 잔치는 나만의 두릅축제였습니다.